6.22 롯데, 도파민이 터졌다
솔직히 경기 초반엔 욕밖에 안 나왔다.
박세웅이 3이닝 6실점.
그것도 로테이션 한 번 쉬고 올라온 복귀전에서.
아니, 뭔 복귀가 이래? 이러고도 또 선발 돌아간다고?
팬으로서 진짜 기분 더럽게 시작한 경기였다.
그때까지만 해도, 지는 경기를 보고 있다고 확신했으니까.
분위기의 전환 – 직구 한 방으로
그 흐름을 처음 뒤집기 시작한 건 홍민기였다.
묵직한 직구로 상대 타자들을 휘감기 시작했고,
삼진 잡을 때마다 관중석 도파민 지수는 점점 올라갔다.
삼성은 점점 무기력해졌고,
“어? 분위기 우리 쪽으로 오고 있는데?”
진심으로 그렇게 느껴졌다.
윤성빈 – 158km의 희망
그리고 윤성빈.
진짜, 말 그대로 미쳤다.
삼자범퇴. 단 한 명도 내보내지 않고 이닝 종료.
이게 뭐가 대단하냐고?
윤성빈이잖아.
그가 드디어 한 이닝을 혼자 끝내는 걸 눈으로 확인했다는 사실만으로
팬들은 이미 눈물 찔끔 나올 만큼 감동이었다.
게다가 구속은…
158km/h.
더 말해 뭐해.
그 순간, 지는 줄 알았던 경기가 이길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확신으로 바뀌었다.
그리고 폭발 – 역전, 역전, 또 역전
- 레이예스의 적시타로 물꼬를 텄고,
- 전준우의 적시타는 주장다운 한 방이었고,
- 고승민의 슬라이딩은 그 자체로 예술이었다.
(진짜 영상 돌려보고 또 돌려봤다) - 그리고 마지막,
김민성의 싹쓸이 3타점 2루타.
완벽한 타이밍, 완벽한 궤적.
그 순간, 사직은 터졌고 팬들은 미쳤다.
단단해지고 있다, 진짜로
이런 경기를 보면 느낀다.
아, 이 팀 진짜 단단해지고 있구나.
무기력한 날도, 답답한 날도 있지만
이기는 법을 안다.
분위기를 탈 줄 알고, 도망치지 않고, 끝까지 끈질기게 붙는다.
롯데 야구가 뽕 맛만 있는 시절은 지났다.
이젠 ‘이길 수 있는 팀의 공기’가 만들어지고 있다.
“158km 직구도, 슬라이딩도, 3타점 2루타도—
결국 이 팀은 가을을 향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