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생각

6.22 롯데, 도파민이 터졌다

CHIVARA 2025. 6. 24. 08:47

솔직히 경기 초반엔 욕밖에 안 나왔다.
박세웅이 3이닝 6실점.
그것도 로테이션 한 번 쉬고 올라온 복귀전에서.
아니, 뭔 복귀가 이래? 이러고도 또 선발 돌아간다고?
팬으로서 진짜 기분 더럽게 시작한 경기였다.
그때까지만 해도, 지는 경기를 보고 있다고 확신했으니까.

또 답답한 투구를 이어간 박세웅


분위기의 전환 – 직구 한 방으로

그 흐름을 처음 뒤집기 시작한 건 홍민기였다.
묵직한 직구로 상대 타자들을 휘감기 시작했고,
삼진 잡을 때마다 관중석 도파민 지수는 점점 올라갔다.
삼성은 점점 무기력해졌고,
“어? 분위기 우리 쪽으로 오고 있는데?”
진심으로 그렇게 느껴졌다.

크로스 스트라이드로 던지는 홍민기


윤성빈 – 158km의 희망

그리고 윤성빈.
진짜, 말 그대로 미쳤다.

삼자범퇴. 단 한 명도 내보내지 않고 이닝 종료.
이게 뭐가 대단하냐고?
윤성빈이잖아.
그가 드디어 한 이닝을 혼자 끝내는 걸 눈으로 확인했다는 사실만으로
팬들은 이미 눈물 찔끔 나올 만큼 감동이었다.

게다가 구속은…
158km/h.

더 말해 뭐해.
그 순간, 지는 줄 알았던 경기가 이길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확신으로 바뀌었다.

큰 키에서 나오는 빠른구속이 장점인 윤성빈


그리고 폭발 – 역전, 역전, 또 역전

  • 레이예스의 적시타로 물꼬를 텄고,
  • 전준우의 적시타는 주장다운 한 방이었고,
  • 고승민의 슬라이딩은 그 자체로 예술이었다.
    (진짜 영상 돌려보고 또 돌려봤다)
  • 그리고 마지막,
    김민성의 싹쓸이 3타점 2루타.
    완벽한 타이밍, 완벽한 궤적.

그 순간, 사직은 터졌고 팬들은 미쳤다.

역전 적시타를 친 김민성 아니 다미아부지


단단해지고 있다, 진짜로

이런 경기를 보면 느낀다.
아, 이 팀 진짜 단단해지고 있구나.
무기력한 날도, 답답한 날도 있지만
이기는 법을 안다.
분위기를 탈 줄 알고, 도망치지 않고, 끝까지 끈질기게 붙는다.

롯데 야구가 뽕 맛만 있는 시절은 지났다.
이젠 ‘이길 수 있는 팀의 공기’가 만들어지고 있다.


“158km 직구도, 슬라이딩도, 3타점 2루타도—
결국 이 팀은 가을을 향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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