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기다림이었다.
선발로 기대를 한몸에 받았던 시간,
수없이 흔들렸던 마운드,
기회를 잡고도 아쉽게 놓친 순간들.
그 모든 시간들이
6월 15일, 단 세 개의 공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윤성빈은 SSG전 7회 2아웃 마운드에 올랐다.
초구 157km/h. 볼.
그 전광판 숫자 하나에 팬들은 박수를 보냈다.
2구 156km/h. 역시 볼.
하지만 이상하게도 불안감은 없었다.
공이 좋았다. 단단했다.
그리고 3구째.
157km/h 직구로 최지훈을 우익수 플라이로 잡아냈다.
딱 세 개의 공.
그리고 하나의 확신.
그가 던지기 전, 화면에 비친 얼굴엔 긴장이 가득했다.
또 덕아웃에서 청년은
땀을 뻘뻘 흘리며 입을 꾹 다물고 있었다.
불펜으로 전환된 뒤 첫 등판.
아마 모든 감정이 동시에 올라왔을 것이다.
하지만 결과는
“이제 시작이다”라고 말해주는 듯했다.
이 날의 등판은
그저 1이닝, 단 한 타자를 처리한 기록이 아니라
‘이젠 기다리지 않아도 되는구나’라는 전환점이었다.
힘겹게 이겨내고,
달라지기 위해 버텨온 시간들이
드디어 희망이라는 이름으로 눈앞에 나타난 순간이었다.
윤성빈의 밝은 날은
머지않았다.
그날 롯데 팬들은,
그의 세 개의 공을 보며 그것을 직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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