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팬이라면 누구나 알 것이다.
처음 감보아가 온다고 했을 때의 불안함을.
“선발 경험이 거의 없다”,
“루틴이 희한하다”,
“셋포지션이 불안하다”,
“체력이 될까?”
처음부터 기대보단 걱정이 앞섰다.
그랬던 투수가,
지금은 99구째에 157km를 던지는 롯데의 1선발이 되었다.
99구째 157km, 그 구속보다 강한 신뢰
6월 14일 SSG전.
감보아는 6이닝 99구를 던지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그리고 99번째 공, 마지막 공이 157km/h였다.
그건 단순히 스피드건 숫자 하나가 아니었다.
“체력 우려? 이제 그런 말은 그만.”
“후반 힘 빠지는 외국인? 감보아에겐 해당 없다.”
그 한 구는 모든 우려를 무너뜨리고,
모든 신뢰를 새로 쌓은 순간이었다.
초반 우려를 지운 자기 혁신
감보아는 달라졌다.
루틴은 불필요한 동작을 걷어내며 정리했고,
셋포지션은 안정적으로 바뀌었다.
지금은 KBO 특유의 템포에 완전히 적응한 느낌이다.
그의 높은 타점에서 내리꽂히는 직구는
그 자체로 상대 타자에게 공포가 되고 있다.
그리고 경기 후반에도 구속과 위력이 유지되는 걸 보면,
우려됐던 체력 문제는 말 그대로 우려에 불과했음을 증명하고 있다.
단순히 잘 던지는 외인이 아니다
감보아는 지금 단순히 “잘 던지는 외국인 투수”가 아니다.
팀 분위기에 녹아들었고, 롯데라는 구단 문화에 진심으로 공감하며,
이제는 팬들도 “진짜 우리 팀 선수”라고 느끼게 만든다.
그는 한국의 예의를 알고,
경기마다 팀 동료를 존중하며,
팬들의 응원을 ‘의례적인 반응’이 아니라 진심으로 감명 깊게 받아들인다.
경기 후 손을 흔들 때의 표정, 팬들을 바라보는 눈빛,
모든 태도에서 그 진심이 느껴진다.
그래서 롯데팬들은 확신한다.
“진짜 롯데 선수가 나왔다.”
외국인이라는 이질감보다, 진심으로 함께하는 사람이라는 감각이 먼저 드는 선수다.
진짜 1선발의 조건
KBO에서 외국인 1선발이라 불리려면
단순히 ‘성적’만으론 부족하다.
- 시즌 초반부터 꾸준히 던질 수 있는 체력,
- 위기 때 감정을 다스릴 수 있는 정신력,
- 타자와 승부할 수 있는 구위,
- 그리고 팀의 흐름을 읽고 조율하는 감각.
감보아는 지금, 그 모든 걸 갖추고 있다.
복덩이가 왔다
돌이켜보면 반즈는 고마운 존재였지만,
감보아는 '고맙다'를 넘어서 '복덩이'였다.
롯데 팬들이 오랫동안 기다려온
진짜 외국인 에이스의 얼굴을 감보아가 하고 있다.
앞으로도 계속 99구째에 157km를 던져달라는 게 아니다.
그 공에 담긴 믿음과 흐름,
그걸 끝까지 지켜주는
‘든든한 1선발’이 되어주길 바랄 뿐이다.
(근데 계속 99구, 100구째에 157km를 던지면,,, 너무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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