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롯데자이언츠 17

데이비슨은 집에 가야할때

롯데는 더 이상 하위권을 전전하는 팀이 아니다. 지금 이 팀은 가을야구, 아니 그 이상을 꿈꾸는 구단이다. 현재 순위는 3위. 1위와는 불과 2경기, 2위와는 1경기 차이. 진짜 ‘할 수 있는 해’가 오랜만에 찾아왔다.그런데 문제는, 마운드의 한 축을 맡은 외국인 선발이 지금 그 흐름에 완전히 역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터커 데이비슨. 시즌 초반에는 분명 기대 이상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한 달 가까이 매 경기 5이닝 7실점 꼴이다. 이닝을 길게 끌고 가는 것도 아니고, 위기를 단호하게 차단하는 모습도 없다.김태형 감독조차 “경기 운영 내공이 부족하다”고 인정했다. 한 타자를 두 번, 세 번 만나면 완전히 공략당하고, 볼 배합이나 흐름 제어에서도 무력한 모습이 반복된다. 나는 이제 더 이상 데이비슨의 ‘꾸역..

야구생각 2025.06.26

광속구의 팀, 롯데가 달라졌다

롯데의 광속구 투수들이 1군에서 활약하는 걸 보면, 단순히 선수 개개인의 재능만으로 설명할 수는 없는 흐름이 보인다.나는 이 변화의 핵심이 2군 투수코치 김상진의 영입과 상동구장의 시스템 정비,그리고 육성 파트 인력의 적극적인 현장 투입에 있다고 생각한다.롯데는 올해 초 R&D팀을 해체하고, 그 인력을 운영팀과 육성팀에 재배치했다.특히 상동에는 트랙맨, 초고속카메라, 모션캡처, 지면반력 측정기 등 다양한 장비가 구비된 퓨처스 퍼포먼스센터가 설치됐고, 현장 중심의 데이터 피드백이 가능해지면서, 선수들이 ‘이론과 실전’을 함께 잡을 수 있게 됐다.미국의 드라이브라인 센터를 상동에 옮겨온 듯한 환경이 구축된 것이다.이 변화 속에서 홍민기, 윤성빈, 이민석 같은 파이어볼러들이 각자의 약점을 보완하며 올라오고 있..

야구생각 2025.06.24

6.22 롯데, 도파민이 터졌다

솔직히 경기 초반엔 욕밖에 안 나왔다.박세웅이 3이닝 6실점.그것도 로테이션 한 번 쉬고 올라온 복귀전에서.아니, 뭔 복귀가 이래? 이러고도 또 선발 돌아간다고?팬으로서 진짜 기분 더럽게 시작한 경기였다.그때까지만 해도, 지는 경기를 보고 있다고 확신했으니까.분위기의 전환 – 직구 한 방으로그 흐름을 처음 뒤집기 시작한 건 홍민기였다.묵직한 직구로 상대 타자들을 휘감기 시작했고,삼진 잡을 때마다 관중석 도파민 지수는 점점 올라갔다.삼성은 점점 무기력해졌고,“어? 분위기 우리 쪽으로 오고 있는데?”진심으로 그렇게 느껴졌다.윤성빈 – 158km의 희망그리고 윤성빈.진짜, 말 그대로 미쳤다.삼자범퇴. 단 한 명도 내보내지 않고 이닝 종료.이게 뭐가 대단하냐고?윤성빈이잖아.그가 드디어 한 이닝을 혼자 끝내는 걸..

야구생각 2025.06.24

6.18 롯데, 잇몸의 반란

주전은 줄줄이 빠졌고,남은 건 김태형 감독의 잇몸과 퓨처스리그의 가능성이었다.그리고 이 경기,정말 잇몸으로 물어뜯었다.홍민기 – 155km 좌완의 등판, 그리고 판정승좌완 유망주 홍민기(24).프로 입단 이후 통산 6경기만 뛰었고, 상대는 한화의 FA 78억 투수 엄상백.모두가 불안했지만, 결과는 홍민기의 판정승이었다.4이닝 61구 4피안타 1실점 4탈삼진최고 구속 155km삼자범퇴 이닝 2번김태형 감독이 말한 “60구 4이닝” 정확히 수행이름만 보면 밀릴 것 같았던 싸움에서,투구 내용으로 이긴 경기.홍민기는 이날 경기 하나로 존재감을 새겼다.박재엽 – 20년 사직 포수의 탄생?19세 신인 포수 박재엽.그런데 사직의 첫 타석에서,그 낯선 이름이 사직을 뒤집어버렸다.2회 2사 1·2루, 엄상백의 132km..

야구생각 2025.06.19

잇몸자이언츠가 되었다. 그래도 버텨야 한다.

지금의 롯데는 ‘잇몸으로 버티고 있는 팀’이다.주전 선수들이 줄줄이 이탈하면서,1군 라인업보다 상동 라인업이 더 강해 보일 정도의 비상 상황을 겪고 있다.부상자만 줄 세워도 아득하다현재 부상 및 이탈 선수만 해도 이렇다.윤동희 (햄스트링)장두성 (폐렴)황성빈 (손가락)이호준 (손가락)나승엽 (실력+눈)유강남 (무릎, 어깨)박세웅 (실력)한현희 (실력)또 김진욱, 심재민 등이 있으며 게다가 1군에 남아 있는 정보근과 고승민조차 컨디션이 정상이 아니다.시즌 초 스타팅 멤버들의 절반 이상이 현재 2군에 가 있는 상황.정상적인 시즌 운영 자체가 불가능한 상태다.올스타 브레이크 전까지, 버텨야 한다나승엽과 장두성은 다음 주 복귀가 가능하다고 하고,대부분의 선수들은 올스타 브레이크 전후로 돌아온다는 얘기가 있다.그..

야구생각 2025.06.18

감보아, 롯데가 기다리던 진짜 1선발

롯데 팬이라면 누구나 알 것이다.처음 감보아가 온다고 했을 때의 불안함을.“선발 경험이 거의 없다”,“루틴이 희한하다”,“셋포지션이 불안하다”,“체력이 될까?”처음부터 기대보단 걱정이 앞섰다.그랬던 투수가,지금은 99구째에 157km를 던지는 롯데의 1선발이 되었다.99구째 157km, 그 구속보다 강한 신뢰6월 14일 SSG전.감보아는 6이닝 99구를 던지고 마운드를 내려왔다.그리고 99번째 공, 마지막 공이 157km/h였다.그건 단순히 스피드건 숫자 하나가 아니었다.“체력 우려? 이제 그런 말은 그만.”“후반 힘 빠지는 외국인? 감보아에겐 해당 없다.”그 한 구는 모든 우려를 무너뜨리고,모든 신뢰를 새로 쌓은 순간이었다.초반 우려를 지운 자기 혁신감보아는 달라졌다.루틴은 불필요한 동작을 걷어내며 정..

야구생각 2025.06.17

윤성빈, 그날의 세 개의 공이 말해준 것

오랜 기다림이었다.선발로 기대를 한몸에 받았던 시간,수없이 흔들렸던 마운드,기회를 잡고도 아쉽게 놓친 순간들.그 모든 시간들이6월 15일, 단 세 개의 공으로 바뀌기 시작했다.윤성빈은 SSG전 7회 2아웃 마운드에 올랐다.초구 157km/h. 볼.그 전광판 숫자 하나에 팬들은 박수를 보냈다.2구 156km/h. 역시 볼.하지만 이상하게도 불안감은 없었다.공이 좋았다. 단단했다.그리고 3구째.157km/h 직구로 최지훈을 우익수 플라이로 잡아냈다.딱 세 개의 공.그리고 하나의 확신.그가 던지기 전, 화면에 비친 얼굴엔 긴장이 가득했다.또 덕아웃에서 청년은땀을 뻘뻘 흘리며 입을 꾹 다물고 있었다.불펜으로 전환된 뒤 첫 등판.아마 모든 감정이 동시에 올라왔을 것이다.하지만 결과는“이제 시작이다”라고 말해주는 ..

야구생각 2025.06.17

전준우, 주장의 품격

베테랑 주장의 존재감 전준우는 꽤 오랜 시간 동안 주장직을 맡아왔다.중고참이 아니라 베테랑의 나이인데도 말이다.그는 올해 만 39세.이제는 자기 몸을 챙기고, 후배들에게 조언을 건네며팀에 간접적으로 힘을 보태야 할 시기라고도 볼 수 있다. 하지만 전준우는 여전히 가장 먼저 팀에 에너지를 불어넣는 선수다.경기 전 화이팅을 주도하고, 팀이 지더라도 분위기가 가라앉지 않게 만든다.연패로 이어지지 않도록 선수들 머릿속에 어떤 ‘생각’을 심어주는 주장이다. 그리고 그는 긍정적인 분위기를 이끌어내는 데도 능하다.직접 나승엽을 데리고 다니며 운동을 시키는 모습은주장이 단순히 입으로만 리더십을 발휘하는 사람이 아니라는 걸 보여준다. 3위 롯데, 중심에는 주장 현재 롯데는 3위에 올라 있다.물론, 이 성적이 주장 혼자만..

야구생각 2025.05.15

도망가지 않는 박세웅, 우리가 기다려온 그 투수

“박세웅이 달라졌다. 팬들은 안다.” 롯데 팬들은 느낄 것이다.박세웅이 달라졌다.작년과는 정말 다른 피칭을 보여주고 있고,박세웅이 나오는 날은 이상할 정도로 안정감이 든다.체감만이 아니다.현재 박세웅은 8승을 거두며 KBO 다승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다.(투승타타…^^)그렇다면, 도대체 박세웅의 피칭은 무엇이 달라졌기에이렇게 안정감을 주고, 다승 선두에까지 오르게 된 걸까?도망가지 않는 피칭올 시즌 박세웅은 도망가지 않는다.작년까지만 해도, 유리한 카운트를 잡고 나서도계속 유인구를 던지며 볼넷을 내주거나,풀카운트 싸움 끝에 어쩔 수 없이 스트라이크존에 꽂다가 안타를 맞는 장면이 많았다.그러면서 스스로 무너졌다.수비를 못 믿는 건가? 삼진을 잡고 싶은 욕심인가?결정구가 없어서인가?이길 수 있는 흐름에서 승..

야구생각 2025.05.13

반즈의 작별을 바라보며 – 4년의 끝, 그리고 롯데의 다음을 위해

반즈의 롯데와의 작별은 이제 거의 확정적인 분위기다.그리고 개인적으로는, 떠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물론, 4년 동안 로테이션을 지켜준 건 감사하다.시즌마다 자리를 지키며 등판해준 외국인 투수라는 점은 분명 의미가 있다.하지만 그 반면, 나는 항상 의문이 있었다."과연 반즈는 진짜 '외국인 에이스'였을까?"1. 애매했던 퍼포먼스반즈는 잘 던질 땐 괜찮았지만,전체적으로 보면 2~3선발급 퍼포먼스를 반복해왔다.7이닝 이상 소화한 경기가 많지 않았고,시즌 초반엔 항상 부진으로 출발했다.외국인 투수라면, 시즌 내내 꾸준한 구위와 결과로 팀에 믿음을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2. 흔들리는 멘탈경기 중 동료 실책이나 연속 안타, 볼넷 등이 나오면감정이 얼굴에 그대로 드러난다.얼굴은 빨개지고, 짜증이 눈에 보일 정도다...

야구생각 2025.05.07
728x90